20 번째 게시물

   
박청길 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2021년 낙동강하굿둑 시험개방
   
2021년 낙동강하굿둑 1차 시범개방에 즈음하여

2021년 4월26일 07시20분부터 낙동강 하굿둑을 5월21일까지 1차 시범개방합니다.

낙동강하굿둑 개방은 우리 부산 시민의 오랜 숙원이었습니다. 드디어 4월 26일 낙동강하굿둑이 열립니다. 1987년 낙동강하굿둑이 완공된 이래 34년 만에 낙동강하굿둑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부산 시민의 한결같은 염원과 세 차례의 실증실험을 거쳐 이루어진 실로 값진 결실입니다.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염분침투와 농업용수 공급 등의 문제가 실증실험을 통해 해소되었을 뿐 아니라, 특히 국내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던 제첩과 희귀성 어종인 장어를 비롯해 농어 숭어 전갱이 등 기수역 서식 어류가 되돌아온 것은 기수역 생태복원의 청신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낙동강하굿둑 개방은 부산의 수생태계 보전과 물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금강과 영산강 등 국내 하굿둑 관리에 대해서도 더없이 소중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낙동강하굿둑 개방은 실로 그 가치와 의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치와 의의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하굿둑 개방이 하구 기수역 생태 복원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이라면 이제는 보다 정밀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구의 특성과 다양한 지리적 분포가 한눈에 드러나는 생태지도가 그려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구와 기수역의 생태계가 지닌 그 다양성과 순환성이 제대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하굿둑으로 지난 수십 년간 몸살을 앓은 하구에 더 큰 상처를 안기는 꼴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4월 26일부터 시작되는 낙동강하굿둑 개방의 시범운영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강이 보여주는 강의 생리와 강물의 흐름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인위적인 척도로 강을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거리가 멀면 멀수록 오히려 더 생태적이라는 역설적인 전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강은 우리의 생각대로 흐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도시를 설계하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인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고 순리일 것입니다.

또한 시범운영의 전반적인 흐름이 수생태계 복원보다는 주변 상황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다는 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입니다. 한마디로 생태계 복원보다는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인상이 짙습니다. 자연의 생태보다 관리에 초점을 둔다면 생태계 복원은 매우 어려워질 뿐 아니라, 관리에 치중하다 보면 하굿둑을 건설할 당시로 되돌아가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하굿둑을 건설하고 유지해 온 최고의 명분이 바로 강의 관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하굿둑 개방을 주장해 왔듯이, 이제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도 한데 뜻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그려온 스케치에 다양한 색깔로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해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들이 함께 그리는 낙동강 하구의 그림은 우리가 자손대대로 물려줄 최고의 명화가 될 것입니다.

2021. 04. 26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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