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번째 게시물

   
박청길 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생활주변 악취발생원인과 해소방안
   
생활주변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원인과 해소방안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박청길

1. 악취발생의 원인

주택이나 사무실 식당 숙박시설 등에서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오수를 적절히 받아 모아서 처리하는 하수도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서는 오수가 노출되어 악취가 발생하면서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오수(汚水)란 사람의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수세식화장실, 욕실, 주방 등에서 배출되는 더러운 물을 말한다. 오수와 빗물을 합쳐서 하수(下水)라고 하고 공장이나 축산장 등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폐수(廢水)라고 한다. 하수를 흘려보내는 하수관거와 하수처리시설을 합쳐서 하수도(下水道)라고 한다.
1970년대 이전에는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도 대부분 수거식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방과 욕실에서 배출되는 오수의 오염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고 배출양도 적어서 하수도를 설치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도로변에 설치된 측구(側溝)는 비가 올 때 도로나 가옥의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빼내는 배수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서양식 수세식화장실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도로변 측구와 도시하천이 악취를 풍기는 하수구로 변해버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 19세기 말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수세식화장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배출되는 분뇨를 따로 받아서 흘려보내는 분류식하수관거와 하수처리장 즉 하수도가 정비된 지역에서만 설치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하수도가 정비 보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세식화장실부터 설치하다보니 배출된 분뇨가 정화조에 일시 머물렀다가 집주변이나 도로변에 있는 배수로에 방류되어 결국 도시하천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도로변 측구나 도시하천은 갑자기 쏟아지는 분뇨로 악취가 풍기는 시커먼 하수구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옛 부터 하천에 분뇨를 버리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있을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러나 하수도정비 없이 수세식화장실 설치를 허가하는 것은 사실상 분뇨의 하천방류를 방치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2. 악취발생 해소방안

악취발생의 해소방안은 울산의 태화강살리기사업에서 찿을 수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태화강물은 부산의 동천처럼 먹물을 풀어놓은 듯 시커먼 색깔에 악취를 풍기는 하수와 같은 강물이었다. 매일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고 악취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강변에는 산책은커녕 창문을 열고 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울산은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개발되면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중심도시로 발전하였다. 일자리를 찾아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인구가 급증하여 1997년에는 광역시로 승격하였다. 이런 대도시에서는 대량으로 발생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태화강으로 유입되면서 강물은 급속히 오염되었고 수많은 공장으로부터 내뿜는 대기오염 또한 극심하여 공해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울산시민들의 경제적인 양적 생활수준은 이전보다 향상되었으나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질적 생활수준은 오히려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메슬로가 주창한 욕구의 단계설에 의하면 ‘인간은 기본욕구를 채운 다음 상위욕구를 추구 한다’라고 하였다.
2000년대 들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니 시민들은 공해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울산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태화강 살리기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때마침 2002년 P민선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환경개선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에 부응하여 ‘에코폴리스 울산’ 계획을 수립하고 태화강 살리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가장먼저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만 따로 모아 보내는 분류식하수관거를 설치하여 이를 모두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어 처리함으로서 오·폐수가 태화강으로 유입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고 강에는 빗물과 지하수만 흘러들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의 타 도시는 기존의 빗물 배수로에 오·폐수를 함께 모아 보내는 합류식하수관거가 대부분이다. 합류식하수관거에 흐르는 하수는 모두 도시하천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그중 일부를 하천변에서 받아 모아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데 그것마저도 비가 오면 모두 넘쳐 흘러서 도시하천 수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근래에 수세식화장실 보급이 일반화된 이후에는 하천을 살리는 근본대책으로는 분류식하수관거를 설치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책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설치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문제점도 있고, 전시행정을 좋아하는 관료들이 겉으로는 들어나지는 않은 채 두더지처럼 땅만 파는 분류식하수관거 설치공사를 꺼리는 통에 우리나라 도시하천은 모두 하수구로 변하고 말았다.
울산은 태화강살리기사업을 하면서 분류식하수관거 시설비율이 96%로 서울(14%), 부산(24%), 대구(40%), 광주(57%)보다 크게 앞서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오·폐수 유입을 차단하고 나니 태화강물이 맑아지고, 맑은 강물에는 연어 은어 황어와 같은 물고기가 돌아오고 수달이 서식하고, 여름이면 2000여 마리의 백로가 겨울에는 50000여 마리의 떼까마귀 철새가 날아들면서 그야말로 하천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워진 강변에는 떠나갔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주변 상가들이 활기를 찾았고, 강경치를 바라보며 살고자하는 사람들이 몰려드니 그곳 주택과 아파트값이 올라서 시민들의 평가자산이 불어나서 환경개선에 사용되었던 비용의 일부가 회수되는 셈이 되고, 일해서 돈 벌기에만 좋다던 공업도시가 살기 좋고 품격 있는 생태도시로 변모하면서 울산시가 계획한 에코폴리스가 완성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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